[HRD 칼럼] 또 하나의 거리두기, “감정적 거리두기”

2021-08-30

 

약 2년 동안 우리의 생활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마스크 없는 외출은 상상도 할 수 없게 됐고, 매일 뉴스에서는 확진자 수가 늘어납니다. 확진자 수의 증가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한 지도 벌써 수 주. 인간관계는 대면보다 비대면이 익숙해지면서 “언제 밥 한 번 먹자”라는 씁쓸하지만 기약 없는 인사가 현실화되었습니다. 이렇게 전 세계에 퍼진 전염병이 생활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처럼 조직 생활에서도 주의해야 할 또 다른 전염이 있습니다.

 

바로, 감정 전염입니다.

감정 전염(Emotional contagion)이란 다른 사람의 얼굴 표정, 말투, 목소리, 자세 등을 무의식적으로 모방하고 자신과 일치시키면서 그에 감정적으로 동화되는 것을 말합니다. 시카고 대학의 존 카시오포(John Cacioppo) 심리학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공포, 슬픔 등의 부정적 감정은 즐거움 등의 긍정적인 감정보다 인간의 생존 본능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감정 표출도 더 크게 나타나고, 주위 사람들도 자신의 생존 위협을 감지하며 부정적 감정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했습니다.

 

조지아텍의 심리학 교수인 하워드 웨이스(Howard Weiss)교수와 콜로라도 대학의 러셀 크로판자노(Russel Cropanzano) 교수의 ‘정서적 반응 이론(Affective Events Theory)’에 따르면 조직 내에서 경험하는 감정은 업무와 관련된 태도 및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불안, 분노, 우울 등의 부정적인 감정은 업무에 대한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의사결정의 어려움을 야기하는 등의 성과 저하를 나타낸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부정적 감정 전염에 대해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감정 전염은 조직 내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발현될 수 있습니다.

 

1. 리더의 감정 전염

리더는 조직원들을 통제할 수 있으며, 조직원들 또한 리더와의 관계를 인식하기 때문에 조직 내에서의 리더의 감정은 영향력이 큽니다. 미시간 대학의 사비드라(Saavedra) 교수는 가상의 프로젝트 팀을 만들고 팀의 리더가 긍정적 또는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도록 한 후 팀원들과 함께 과제를 수행하는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그 결과 긍정적인 감정의 리더와 함께 일한 팀의 구성원들은 팀 안에서도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어 구성원들은 서로 돕는 행동을 많이 하면서 그렇지 않은 팀에 비해 더 협력이 잘 되었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습니다.

추가로 리더에 의해 조직의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업무 의욕에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부정적인 리더보다는 긍정적인 리더와 함께할 때 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는 의견들도 있습니다. 수직관계가 강력할수록 조직원들은 주도적·능동적·창의적으로 업무를 진행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2. 구성원들 사이의 감정 전염

리더뿐 만 아니라 구성원들의 감정 전염 역시 조용히 조직을 잠식시킬 수 있습니다. 팀원은 조직 내에서 리더에 비해 감정 표현의 수위가 낮고 눈에 잘 드러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감정의 전염을 알아차리기 어렵지만 ‘물결효과(Ripple effect)’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와튼 비즈니스 스쿨의 바르세이드(Sigal Barsade)교수와 연구진들은 실험 참가자들을 팀별로 나눠 연말 보너스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협상하는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때, 훈련된 배우를 팀원으로 투입시키고 부정적 또는 긍정적 감정 상태를 연기하도록 주문하고 팀 분위기를 관찰하였습니다.

그 결과,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었던 집단은 부정적인 집단에 비해 협상 중 갈등도 적고, 협력도 원활하게 일어났다고 합니다. 놀라운 점은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배우의 존재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가 표출한 감정은 팀원들 모르게 전파되는 물결효과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나’는 조직 내에서 감정 전염의 전파자가 될 수도, 감염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은 전 세계에 퍼진 전염병과 마찬가지로 우리 조직을 병들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의 감정을 표출하지 말라’는 편협적인 결론이 아니라 업무 중 발생하는 나의 언행 및 행동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넘어 ‘나의 감정과 조직의 거리두기’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데, 이를 위한 예방법 및 해결방안은 어떤 것이 있을지 두 가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 리더는 평소 조직원들에게 사용하는 언어를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비난 섞인 단어를 사용하진 않았는지, 피드백을 가장한 화풀이를 하진 않았는지 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자신의 기분이 우선시 되어 표출될 경우 그 순간은 기분이 가벼워질지 몰라도 조직원은 그 말을 되씹으며 당장 자신의 업무에 집중할 수 없게 되고, 직접적인 당사자가 아니어도 구성원들의 ‘물결효과’를 통해 팀 전체로 퍼져 성과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조직 내 감정 형성과 확산에 리더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인식하고, 자신의 감정을 알맞게 표현하는 능력과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키우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다니엘 골먼(Daniel Goleman), 리처드 보이애치스(Richard Boyatzis), 애니 맥키(Annie McKee)는 리더가 자신의 내면을 파악하고 성찰하고, 타인의 감성을 파악·이해·배려함으로써 자연스러운 관계를 형성하고 감성 역량을 높여 감성적인 관계를 만들어 가는 감성리더십을 키울 것을 조언합니다.

 

두 번째, 구성원들 사이의 감정 전염을 조심하기 위해 ‘나’는 나 자신을 돌아보고 조직에서 형성된 부정적인 감정을 순환시키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며, 혹 내 옆의 직원이 불편한 감정을 품고 있는 것 같다면 이를 터치해 변화시킬 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부정적 감정에 사로잡힌 ‘나’는 나도 모르게 부정적인 아우라로 조직원들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감정 표출은 자연스러운 인간의 행동이지만 이를 빨리 깨닫고 전환시키지 않는다면 잔잔한 조직의 분위기에 돌멩이를 던져 부정적 파장을 만들 수 있으니 현재 내가 느끼는 감정에 대해 깨닫고 조직 또는 업무와 무관하다면 털어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옆의 직원은 부정적인 감정을 품는 전파자를 본다면 분위기 전환을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예컨대 “커피 한잔하러 가자”라든지 잠시 자리를 피해 대화를 해본다면 조직의 분위기는 사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조직행위론에 따라 조직구성원의 기분과 감정은 조직문화, 성과에 작용하기 마련이기 때문에 조직 속의 나 역시 약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렇기에 나의 감정과 조직의 거리두기, 부정적 감정과 우리 조직 거리두기

이 두 개의 거리두기가 조직 내에서 올바르게 진행된다면 우리 조직은 보다 건강해질 것이며, 긍정적 업무성과를 만들 것입니다.

 

 

■인재개발연구소 정수연 선임 연구원

 

[참고자료]

http://www.lgeri.com/report/view.do?idx=17713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823418#home

https://wonderfulmind.co.kr/emotional-leadership-daniel-gole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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